감사

작성일 19-05-20 21:10 | 1,821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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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주님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 만드는지 관심도 많아서 유튜브를 둘러보던 차에 은주님 영상을 만나게 되었어요.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모션과 섬세한 예비동작을 정말 좋아하는데 처음으로 은주임의 애니메이션 진로에 관한 영상을 보자마자 그만 홀딱 반해버리고 말았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다니! 제 마음에 큐피트 화살처럼 꽂히고 말았어요 그래서 그대로 사랑에 빠져서 다른 영상도 홀린듯이 정주행하고 이미 제 안의 넘버원 만화가는 은주님이 되었답니다.
은주님의 작품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그림일기를 보면서 친구처럼 정이 들어버리고 말았어요. 그건 다 은주님의 순수함때문입니다. 순수하다는 의미는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한다는 점이에요. 저는 뭔가 착해야한다는 강박으로 스스로를 묶어놓고 있어서 속으로는 한숨쉬고 불안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를 보기에만 좋고 속은 썩어버린 사과같다는 생각을 해요. 정말로 진정한 선을 추구하고 싶은데 겉과 속이 다른 채로, 남들이 착하다고 하는 일을 해봤자 나를 수박겉핥기로만 아는 사람들이 붙여준 평판만 높아지고 제가 아는 저는 정말로 못된 아이더군요. 진심으로 착하고 싶다, 그냥 내 마음속 있는 말 털어내고 속으로 남의 시선같은 거 이것저것 재지 않고 선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산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은주님이 남겨주신 그림일기들은 제게 작은 충격이었어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꾸밈없이 꺼내놓은 걸 보면서.. 저라면 절대로 못할 일이거든요
속에 있는 저를 꺼내면 다들 도망가버리고 말거예요. 하지만 은주님은 해냈고, 그 행동이 제게 사유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기고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더군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로 다른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다니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은주님이 순수하다는 말이었어요. 모든 활동들 다 잘 보고 있습니다. 어제 영상 올려주셔서 이번 주가 잘 풀릴것 같았는데 예상대로! 오늘 하루가 잘 끝났습니다. 무대 공포증이 심한데 오늘 발표가 두개나 있었거든요. 너무 불안하고 걱정됐지만 막상 하고나서 보니 별거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제 작가님께 긍정에너지를 받은 덕분에 오늘 무사히 넘긴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몇달 전부터 친구한테든 가족한테든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때 마음껏 해두려고 해요
문은주 작가님께도 쑥스럽지만 한마디 남깁니다
사랑합니다!


Comments 1

안녕하세요 김현식님. 영상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 있는 분을 이렇게 또 한 분 알게 되어 반가워요.

속이 썩어버린 사과 같다는 표현이 인상 깊네요. 저는 한때 제가 속이 빈 마른 나뭇가지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요.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게 행동하면서부터 그런 느낌이 사라지더라고요.
김현식님 이야기와 조금 포인트는 다르지만, 저는 사람들이 좋아할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어요. 그래야 사람들도 저를 좋아해 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싫은 일을 떠맡기도 하고, 관심 없는 분야도 미리 정보 조사하고, 음식부터 만나는 장소, 일정 등을 모두 상대에게 맞추는 둥 항상 나보다 타인을 우선시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정말 상대를 위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주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 제 매력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나한테 맞춰주지 않아도 그 사람을 좋아하는데, 왜 그 반대가 가능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하나 싶더라고요.

김현식님께서 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음속 일들이 불법적인 게 아니라면, 상대방이 같은 행동을 했을 때 김현식님은 상대를 나쁘다고 받아들일지 생각해보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요? 선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이상 이미 선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서요. 단지 그 선하다의 기준이 자신에게 엄격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남긴 이야기들이 김현식님께 위로가 되어서 기뻐요. 발표도 무사히 끝내셨다니 다행이네요. 축하드려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작품 중간발표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한 번은 너무 긴장했었는지 발표 직후에 장이 꼬여서, 앉아있지도 누워있지도 못하고 끙끙 댔더랬죠^_^); 지금은 우스운 추억이네요.

좋아하는 감정을 바로바로 표현하는 일은 저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홈페이지까지 찾아와주시고 이렇게 김현식님 이야기도 들려주셔서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