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ivon Beak님.
처음 만든 애니메이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라 놀랍네요.
제가 독학으로 걷기 애니메이팅을 처음 시도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

본래 애니메이팅은 움직임이 작을수록 더 어렵습니다.
형태가 무너지는 것도 쉽게 보이고, 그렇다고 형태를 딱딱 맞춰버리면 로보트처럼 보이기 때문이에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예산을 낮추고 로보트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적은 장수로 움직임을 아주 과장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발달했는데 대표적으로 스튜디오 트리거 작품들이 그러합니다.

움직여도 신체의 크기가 변하지 않으려면 '인체를 도형으로 인식하기'를 연습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제 공방 시리즈 중 아무 영상에서 <몸을 그립니다.> 부분을 보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그 형태가 워낙 손과 머리에 익어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는데, 사람인 이상 단 번에 3D처럼 형태를 유지할 수는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앞 프레임을 보이게 설정한 뒤 크기를 비교/참고해서 그리기도 하고, 러프상태에서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을 들이고 있고, 작업에 들이는 시간을 이야기하면 다들 뜨악한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_^);
보편적으로 업계에서는 눈에 띄게 형태가 무너지거나 움직임이 튀는 게 아니면 어느 정도 무시하고 넘어갑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드로잉이 손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 형태를 유지하는 데에 집중하면 결과적으로 애니메이팅이 딱딱해집니다.
Givon Beak님의 (1차 시도) (2차 시도) 부분을 보시면 걸으면서 팔이 안으로 굽거나 손의 각도가 변하는 것을 표현하셨는데
최종 완성에서는 이러한 디테일이 사라지면서 팔/손이 고정된 인형팔처럼 느껴집니다.
제 생각에 형태유지는 +a 같은 요소이니 지금은 형태유지를 신경 쓰지 마시고
애니메이팅의 기초를 배우는 데에 집중하시면 훨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그리실 수 있을 듯합니다.

이를 테면 다리는 각도에 따라 발이 꺾이거나 들리는 부분이 잘 표현되어있어서 자연스럽습니다.
걷기 애니메이팅을 처음 배울 때 놓치기 쉬운 디테일인데 잘 잡아내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러프에서 끝내지 않고 클린업(선따기)과 채색까지 완성한 점도 Givon Beak님의 끈기를 엿볼 수 있어 오히려 제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클린업을 하면 러프에선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완성하는 습관은 애니메이팅 공부에도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저희 교수님도 종종 이야기하셨던 게 생각이 납니다.

여담으로 프레임 수가 균일하지 않은데 아마 파일을 뽑을 때 프레임레이트(FTS)를 잘못 설정하신 듯합니다.
애니메이션은 24프레임으로 뽑는 게 보편적입니다. 작업할 때 24프레임 기준으로 2/2/2/2/2…로 프레임을 설정했다면,
30, 29.9 등 다른 프레임으로 파일을 뽑는 경우 1/3/3/2/2/3/1… 이렇게 자동으로 변화해서 자신이 의도한 타이밍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말을 너무 어렵게 한 건 아닐까 걱정되는데, 혹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주세요.
앞으로도 즐겁게 애니메이션을 만드시길 응원합니다!

성의 있는 답변 감사합니다. 프레임 레이트는 클립스튜디오에서 뽑을 때는 24프레임으로 조정한 거로 기억하는데 영상 편집 과정에서 변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