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 한식 이야기 3권 오타 및 내용 오류 제보

작성일 20-09-06 17:56 | 2,343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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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에 인사드렸듯 냠냠 한식 이야기를 정말로 사랑하는 독자예요

최근 개강하면서 한국어교육 관련 전공수업의 자료 탐색을 하다가 세종 학당 웹사이트를 둘러보았는데
여러 언어로 냠냠 한식 이야기가 게재되어 있어서 반가웠어요
그러다가 오타와 내용 오류를 발견해서 이렇게 제보하게 되었어요 물론 출판본이 아닌 웹 게제 본이라 출판본에서 수정되었을 수도 있지만 전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읽기 간편하도록 이미지 자료와 설명을 정리해보았어요
(혹여 이 글에서 세종 학당 사이트를 통해 본 만화를 보았다는 언급이 출판물 판매에 악영향이 갈 수 있으니 작가님께서 이 글을 확인하신 후에는 세종학당 사이트 언급을 삭제하여 수정하겠습니다)

43화 탕평채 마지막 장
'예쁜'이 '이쁜'으로 오타났습니다

45화 도토리묵
'도착해요'가 '도착이해요'로 오타났습니다

48화 호두과자
'경부선'이 '경춘선'으로 오기되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회차에서 언급된 경춘선과 혼동된 것 같습니다
말풍선 작업 상의 단순 오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영어판에서도 'Seoul(경)-Chuncheon(춘) Railroad(선)'이라고 오기되어 있더라구요

실제 현재 경춘선의 일부 역사에서 호두과자를 팔기는 하지만 본 장면에서 호두과자의 기원과 전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어서 호두과자의 기원인 천안 지역을 경유하는 경부선이 적절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충남 천안에서 기원한 음식이 갑자기 수도권,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경춘선에서부터 전파된 것은 설명이 되지 않으니까요

혹시 실제 경춘선이 호두과자 전파의 중심이었는지를 찾아보았지만 관련 내용은 없는 것 같더라구요
http://cheonan.grandculture.net/Contents?local=cheonan&dataType=0201&contents_id=GC04501359


53화 오메기떡
강원도의 향토음식 감자떡이 본 책에서 충청도로 분류되어있어 의아했습니다 감수하신 전문가분께서 의도하신 것인지를 모르겠으나 오류 사항일 수 있어 제보했습니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00819


'별로 가고 싶은데 못 가고 그런 거 아니라고!' 대사는 엄밀하게 비문은 아니지만 읽는데 어색한 면이 있습니다.

'별로'라는 부사는 부정하는 서술어와 함께 쓰이는데 본 대사에 '별로'와 호응하는 부정 서술어 '아니라고'가 너무 멀리 있어 읽는 데에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별로'는 부사로서 대부분의 문장 성분을 꾸며줄 수 있는 데 '별로'와 호응하는 문장성분이 문장의 정 반대편 끝에 있으니 '별로'가 호응하는(꾸며주는) 문장성분이 '가고 싶은데'인지, '못 가고'인지, '그런 거 아니라고'인지 판별하는 데 시간이 들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이처럼 한 문장성분의 꾸미는 대상이 불분명하고 여러개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되어 의미가 갈리는 것을 중의성이라고 합니다 문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문법 상의 중의성이 존재하면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한국 학생이 읽기에는 큰 문제는 없으나 본 만화의 독자 층에 포함되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혼동의 여지가 있어 제보드립니다

대사의 수정안으로는 '별로' 단어를 아예 지워버리거나 '딱히 가고 싶지 않은데, 못 가서 아쉬운 거 아니라고!'처럼 살짝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59화 식혜
식혜를 만드는 장면에서 쓰인 '희무죽죽하다'라는 단어는 없는 단어입니다. 의도하신 느낌에 어울리는 하얀색에 관련된 표현으로 '희끄무레하다'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읽지 않으셔도 되지만 궁금증 해결을 위한 국어학적 설명입니다 '거무죽죽하다'의 반대 표현으로 '희무죽죽하다'를 사용하신듯합니다

'거무죽죽하다'의 어간인 거무죽죽의 구성 성분은 '검다'의 어간(이 어간의 형태는 곧 단어 구성의 재료인 어근이 됩니다)인 '검-'과 색깔 분위기를 묘사하는 접미사인 '-으죽죽'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희다'의 어간(곧 어근)은 '희-'이기 때문에 '희무죽죽'은 국어 단어 생성 원리로써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어간에 'ㅁ'받침이 없어 접미사 '-으죽죽'의 '으'가 '무'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더더 여담으로 음성학적으로 입술소리(ㅁ, ㅂ, ㅃ, ㅍ)가 'ㅡ' 모음을 만나면 'ㅜ'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희무죽죽'은 만들어질 수 없는 단어입니다


출판 직전에 미리 발견된 오류라 이미 수정이 되었다면 다행일 것 같아요
그럼 앞으로의 작품들도 기대하겠습니다 범이 너무 귀여워요..
요즘 기온이 바뀌어 피곤한 신체를 다스리는 데 좋은 잔잔한 U2의 명곡을 소개해드리고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With or Without You"라는 곡 입니다 https://youtu.be/6DeDzsCGbsQ


Comments 3

안녕하세요 비바다님.
그러고 보니 이제 개강이군요. 한국어교육 수업에서는 어떤 걸 배우는지 궁금하네요. 세종학당에서 연재할 때의 기억이 생각나서 반가운 마음입니다.

탕평채, 도토리묵 대사는 출간 시 수정되었습니다.

호두과자는 말씀하신 대로 경부선이 맞습니다. 그림은 경부선을 중심으로 철도 자체를 표현한 것이고, 서울에서부터 전파되었다는 표현은 아닙니다. 그림표현에 오해의 여지가 있는 듯하니 대사 수정 시 그림도 고려하겠습니다.

감자떡의 경우 지역별 떡을 조사한 기록 중 충청북도에 감자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충북이 강원도와 붙어있어서 겹치는 듯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06떡-조사보고서) http://www.prism.go.kr/homepage/entire/retrieveEntireDetail.do?cond_research_name=&cond_research_start_date=&cond_research_end_date=&research_id=1371000-200900105&pageIndex=10&leftMenuLevel=160
(식품음료신문) http://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299
(충북 청주 평동전통떡마을) http://pd.invil.org/index.html?menuno=12323&lnb=40202
연재 당시 사람들에게 친숙한 떡을 중심으로 선정하여 감자떡을 넣었습니다. 재판 시 보다 더 충청도만의 특색이 담긴 떡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대사는 단어, 문장의 올바름보다 제가 보고 들은 말투를 그대로 담기를 선호한 결과입니다. 이 부분은 출판물 편집 시에도 의견이 오가서 몇몇 대사는 남고, 몇몇 대사는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희무죽죽은 희멀건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로서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쓰는 말투를 그대로 담고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출판물, 그중에서도 교육만화라는 특성상 올바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충돌하네요. 어린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문장을 특이하게 구사하는 걸 듣게 됩니다. 창작자로서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대로 담고 싶어지고, 제공자로서는 올바른 것을 보여주고 싶게 되지요. 이는 냠냠 한식이야기만의 문제가 아니니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물론 세종학당재단 사이트에는 외국인 대상의 한국어 공부용 만화로 게재되어 있으니 문장을 깔끔하게 구사하는 게 옳았을 듯합니다.

관심 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바다님 덕분에 더욱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겠네요.
사이트 언급은 괜찮습니다. 또한 수다판은 게시글에 댓글이 달리면 글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하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공지사항에 적어두었어요.

추천해주신 음악 잘 듣고 있습니다. 또 놀러 오세요.

비바다님의 댓글

비바다 이름으로 검색
제가 주제 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너그럽게 살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꼼꼼한 출판 과정으로 오타가 수정된 것도 다행이에요

그리고 작가님 설명 덕분에 감자떡이 충청의 떡이기도 한 점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충북권이 강원권이랑 인접하여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 기억이 나요

대사에 대한 작가님의 고민에 저도 공감이 갑니다 예술 매체에서 표현되는 텍스트를 작성할 때 어법에 맞게 교정해야 할지, 아니면 실제 사용되는 언어 형태에 맞춰야할지는 창작자에게는 큰 고민인 것 같아요

제가 학부 과정에서 대외국인 한국어교육과 중등 국어 교육 전공을 이수하면서 든 생각은 완벽하게 어법을 지키는 것조차 사실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그 어떤 언어에서든 어법보다도 사람이 먼저가 되거든요 언어는 대중이 어떤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마치 생명처럼 변해가는 거죠

교육만화에서 주로 묘사되는 어린이들이 실제하는 말들은 되게 반짝반짝 창의적인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적 수의 억 단위를 몰라 만만(만 곱하기 만)이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나요 또 어떤 아이들은 '~다'와 존댓말 어미인 '요'를 붙여서 '~하다요'처럼 귀엽게 말하는 경우도요 어법에 틀렸을지라도 나름 합리성이 있고 통하는 면이 있는 언어 표현이죠 아이들의 반짝이는 창의력도 언어가 변하는 확장성 중 하나예요
그리고 어법에 관련해 전문적이여야할 국립국어원도 사실 완벽하지 않아요 무리하게 어원을 추측해서 교정하는 바람에 이미 국어에 보편화된 표현을 더러 해치거나 어법까지 무너뜨린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예술 매체에서 묘사하는  언어는 묘사 대상에게 어느정도 몰입할 수 있는 현실성과 술술 잘 읽히는 정도의 어법만 갖춰지면 될 것 같다는 의견이에요 뭐랄까 강박적으로 '어법을 지켜야해!'보다는 차라리 융통성있게 어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 게시물을 돌아보니 괜히 제가 순간 그 강박에 빠져든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예술이 그러하듯, 한국어교육 분야도 단순히 교육을 위한 딱딱한 교육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만화의 독자 입장을 생각해보며 글과 그림을 지어내듯 새 언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손을 이끌고 같이 흥미로운 언어의 보물을 향해 탐험을 하는 거예요 비록 한국어 교육에 진로에 관한 깊은 애정은 없지만 졸업 전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작가님께서 일을 하며 귀를 기울이고 발전을 고민하는 자세는 제게 큰 귀감이 됩니다

늘 방문을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잔잔한 곡을 소개드리며 인사드려요 U2의 One입니다 https://youtu.be/b1i9xIXJ4dc
하하 저는 요즘도 만만을 써요. 수를 셀 때 십만 백만 천만… 하고 바로 억이 안 나오고 만만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양쪽 의견이 공존하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발전은 의견이 대립할 때 이루어지니까요. 다만 그 속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지점에 설 것인지 명확히 하고, 표현에 이유를 붙일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제가 듣는 말을 담으면서도 욕설이나 줄임말, 혹은 죽여버린다와 같은 거친 말은 제외해요. 그러다 보면 뻔~한 착한 만화가 되지요. 어린이 만화니까 괜찮다고 넘어가기에는 어린이 만화를 무시하는 거 같고, 아직은 공부가 부족한 듯해요. 비바다님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U2의 노래를 좋아하시나 봐요. 덕분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