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님, 감사 인사가 닿았으면 좋겠네요.

작성일 20-10-17 06:38 | 840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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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열심히 그리고 있어요.
지금은 애니메이팅을 혼자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고요.

개인적인 말이지만 제가 꽤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거든요.
공부도 손 놓은데다 사회성도 바닥이고, 지금이야 청소년이고 보호받지만 어른이 되어 강제로라도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과연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 그림도 잘 안 그리고…. 아무튼 그러다가 몇 년 전에 본 은주님 영상을 유튜브 추천으로 보게 됐어요. 그 때의 향수도 느껴지고 도움되는 내용도 많아서 열심히 보고있어요. 은주님이 열심히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노력하는 걸 보고 오랜만에 열정을 느낀 것 같아요.
은주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확신이 생겨요. 좋아하는 것에 노력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저에게도 노력할 기회가(열정이) 주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왠지모를 감동도 받고요. 요즘은 행복해요. 귀찮아서 안 갔던 병원도 가고, 약도 다시 먹으려고요. 성장하고 싶고 나아가고 싶어서 가슴이 설레는 이런 기분을 느껴본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몰라요.

제게 희망을 준 창작자 분들께 항상 감사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닿지 않을 것 같아 시도도 안 해봤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 전해봅니다. 줄이고 줄였는데 말이 너무 기네요. ㅋㅋㅋ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감사해요.


Comments 1

안녕하세요 sunny님.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어요. 저도 같은 고민을 했기에 즐겁게 읽었네요.

제가 상담을 받으러 다니던 때가 생각이 나요. 하루는 멍 때리다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쳤는데, 내려서 반대 차선을 타고도 또 지나쳐버렸어요. 그제야 내가 지금 많이 아프구나 체감했더랬지요. 지금은 보시다시피 건강하지만, 아직도 그때 감각이 인상 깊어요.

사회성이랄까 사교성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봤지만 천성에 맞진 않더라고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말 걸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데까지는 노력으로 이루었지만, 대화거리가 5분 만에 고갈되는 건 아직 해결 못 했어요 으하하. 저는 듣는 걸 더 즐기거든요. 대신 나는 지금 말하고 있지 않지만 몹시 편한 상태입니다를 어필하다 보니, 저를 몇 번 본 사람들은 제 성향을 이해하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거기에 맞는 사람들이 옆에 남고요.

예나 지금이나 만화&애니메이션 속에 자신감 넘치고 사교성 좋고 속상한 일도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나는 캐릭터를 동경해요. 그 캐릭터들처럼 되려고 노력했던 게 오히려 스스로를 좌절하게 만들었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인물이 되려면 흥분된 기분 상태를 유지해야만 할 거 같았거든요. 아침에 눈을 뜨면 벌떡 일어나서 작업하고,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어서 안달이고, 사람들과 딴지도 걸고 개그도 치고, 돌아서면 아 즐거웠다 하고 바로 다음 일로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상태요. 실존하는 사람은 지치기도 하고 휴식도 필요한데 말이에요.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부터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니 사람들이 모이고, 되돌아보면 어느새 동경의 대상에 가까워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연자 선생님의 블링블링 가사 중에 '간절히 원할 때는 더디고 / 마음을 비우니까 어느새 눈처럼 녹아들잖아'라는 부분이 참 공감이 가더라고요.

sunny님께 앞으로 또다시 힘든 감정이 돌아오더라도, 지금과 같은 감정 또한 다시 돌아올 거라는 걸 믿고 꾸준히 나아가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한걸음에 제가 도움이 되어 기뻐요.
이야기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편히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