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 님은 여전히 제 우상이에요.

작성일 21-01-01 12:24 | 1,239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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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은주 님,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10월 중순에 이곳에 글을 올렸던 sunny예요.
벌써 두세 달이 지났네요. 그동안 저에겐 일이 많았어요.
가장 큰 일은 역시, 병동에 입원한 것이겠죠?
11월에 들어가서 12월에 딱 한 달을 채우고 나왔어요.
그 이유는 지금 제 손목에 깊이 새겨져 있고요.
너무 어두운 얘기네요...ㅎㅎ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전환점이 됐나 싶어요.
괜찮다고 할 순 없지만 확실히 전보단 나은 느낌이 들어요.

저는 지금 한국 나이로 막 17살이 되었어요.
제 작년 계획은, 고등학교 미진학 후 2021년에 자기계발을 하고
2022년에 검정고시를 본 뒤, 2023년에 수능을 보는 거였어요.
막상 자기계발을 해야하는 2021년이 오니까 괜히 긴장되네요.
아직 정확히 정하지 않았지만, 대학교는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추천하는 곳 있으신가요?

은주 님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여전히 은주 님은 제 롤모델이자 우상이에요.
은주 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에게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거든요.
제 진심이 이만큼 큽니다. 크크크...
은주 님 덕에 애니메이터로 진로를 잡은 게 아닌가 싶어요.
저를 살려주신 거나 마찬가지예요.
목표가 없었으면 저는 아마 지금 여기 있지 못했을 거예요.
많이 바쁘신 건지 통 유튜브에 소식이 올라오지 않네요.
모음집 영상이 있어서 작업할 때 심심하진 않겠어요. ㅎㅎ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줄줄 늘어내니까 횡설수설하고 전달력도 떨어지네요.
요약은, 은주 님께 아직도 감사하고 있고,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 전하는 거예요.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할게요.


Comments 4

안녕하세요 sunny님.

저는 특정 대학 추천은 하지 않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으면 꼭 무얼 이루고 싶은지 꿈을 물어봅니다.

저는 직업이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수단은 얼마든지 바뀌어도 됩니다. 대학은 그 수단 중 하나입니다.
애니메이션과가 있는 대학 중에서도 애니메이터 양성, 3D 기술 특화, 감독 양성, 독립, 상업 등 학교마다 추구하는 수업 방향성이 다릅니다.
만일 애니메이션 배경 아티스트를 목표하는 사람이라면 애니메이션과가 아니라 회화과를 염두할 수도 있습니다.
그중 내게 옳은 길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선 최종 골인점이 어딘가를 먼저 알아야겠지요.
그래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만화가 재밌으니까, 내 캐릭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으니까 같은 이유를 생각했고 그에 따라 행동했어요.
그런데 중간중간 얻은 성과가 생각보다 기쁘지 않거나 기쁜데도 마음 한켠이 허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크게 고단했던 시기들의 원인은 단순히 '잘 안돼서', '실패해서', '모욕당해서' 같은 게 아니라
'내가 믿는 가치를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껴서'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게 꿈이고,
제 가치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장편 애니메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지금 단편 애니메이션 완성을 목표하고 있고,
그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만들어내기 위해(실패를 줄이기 위해) 원작으로 기능할 만화를 그립니다.
제 가치관에 부합하는 이야기라면 꼭 제가 기획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방해가 되는 활동은 줄입니다.

만일 제게 창작 활동으로 동지를 모을 수 없다고 느끼는 사건이 생긴다면
저는 필시 창작이 아닌 다른 수단을 찾을 거예요.

이전에 한 선생님으로부터 두려움은 무언가가 아주 소중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소중함이 커질수록 두려움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두려움은 없앨 수 없습니다. 대신 내게 그토록 소중한 무엇을 지키기 위해 궁리해야 합니다.

sunny님께도 무언가가 아주 소중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은 거라 생각합니다.
그 소중함이 무엇인지 찾아 잃어버리지 않도록 어딘가에 적어두고
그 꿈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깝게는 어느 대학을 가야 하는지 선택하면 좋을 듯합니다.

제가 저런 명확한 꿈과 목표를 설정한 건 20대 후반에 들어서입니다.
10대에 모든 걸 찾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도리어 맞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경험들이 쌓인 덕분에 찾아낸 꿈이기에
긴 방황의 시간들이 모두 올바른 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단지 필요성만 인식해두고 sunny님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골인지점과 다음 행보를 찾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올 한 해 계획하신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답글

Sunny님의 댓글

Sunny 이름으로 검색
할 수 있는 일...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열심히 공부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노력하고, 공부하고,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노력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인정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이에요. 애정결핍으로 인해 생긴 강박이죠.
다른 사람들에게 제 작업물을 보여주고, 심심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않는 반응이 나오면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서 더 열심히 할 때도 있고 자괴감에 아무것도 안 할 때도 있어요.
이제부턴 그걸 그냥 내려놓으려고요. 다른 사람의 반응이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저에게만 집중하는 거죠... 물론 피드백 같은 건 받아야 하니까 유튜브 등엔 계속 올릴 거고요.
가끔 정말 힘들 때가 있어요. 저도 많이 노력하는데 아무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만 알아주는 것 같을 때요.
그럴 때면 다 때려치우고 없어져 버리고 싶어요. 비슷한 경험이나 그럴 때가 있으신가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 지도 물어보고 싶어요.

이것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면, 열심히 올라가다 보면...
저에게도 충분한 사랑이 쏟아지겠죠?
항상 그런 망상을 해요...

은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답글
우선 애정과 인정을 떼어놓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애정은 사랑하는 마음이고, 인정욕구의 인정은 해당 존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지요.
그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대상이 가치 있어야만 생길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 가치 여부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질까요?
가치 있다고 정해지면 반드시 사랑하게 될까요?

만약 sunny님께서 사랑이 받고 싶은 거라면, 어떤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그건 가치관이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외모가 뛰어난 사람, 돈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죠.
대외적으로 올바른 인물상이 아니라 sunny님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인물상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라도'는 아닐 거예요.
정말 그랬으면 더 쉽게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하셨을 테고 거기서 만족했겠지요.
구체적으로 생각나는 인물상이 생기면
반대로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거나 만나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무얼 줄 수 있고 무얼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만약 sunny님께서 인정을 받고 싶은 거라면, 자신이 현재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바라는 게 정말 타인의 인정이라면, 자신이 인정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분야라도 선택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달성해야 인정받았다고 느낄 거 같은지 구체적인 수치를 생각해 보세요.
등수가 몇, 판매량이 몇 혹은 특정 공모전 대상 등과 같이 눈으로 달성의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또한 그걸 달성하기 위해선 무얼 해야 할지 생각해 보세요.

사랑인가 인정인가는 결국 제가 처음 적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입니다.
꿈이 정해지면 그 꿈과 관련 없는 일에는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내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으니까요.

sunny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공부겠지요.
입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찬찬히 생각해 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비바다님의 댓글

비바다 이름으로 검색
Sunny님께 이 노래를 드리고 싶네요
이소라의 track3 https://youtu.be/F2TtkAF4--w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Love is always part of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