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향기님. 제가 향기님의 글을 읽고 생각하기로는
향기님께서는 작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신가 합니다.

혹시나 해서 제가 적었던 댓글을 보고 왔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경우라 하진 않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 감독은 영상 연출에 뜻이 있는 경우,
이를테면 자신의 스토리가 아니거나 혹 스토리가 없더라도 영상 연출에 흥미가 있어 만드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아주 짧은 스토리를 만드는 데에도 1년씩 걸리곤 하기 때문에 스토리 전달이 최우선이라면 부적합한 분야입니다.
영화, 드라마를 제작할 때 스토리작가가 따로 있고, 감독이 스토리까지 쓰는 경우는 드문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 듯하니 그걸 먼저 만화 또는 웹툰으로 그려서 웹에 올리거나 공모전에 투고해 보시길 권합니다.
대상연령이 만화로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면 그림책도 좋습니다.
만일 만화 혹은 그림책을 완성하고 나서도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은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원작(콘티, 기획)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멀리 돌아가는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학생들에게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원작으로 기능하는 만화를 그리라고 권하곤 합니다.
학생들은 완성 경험이 부족해서 자신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머릿속에 있는 작품이 실제로 완성했을 때와 어떻게 다른지 모릅니다.
이건 한 번이라도 완성을 해야만 알 수 있는 영역인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애니메이션 제작기간은 길기 때문에 완성하기도 전에 지쳐서 애니메이션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래서 만화로 먼저 완성하고 나면 지치기 전에 완성의 경험도 맛볼 수 있고,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볼 수도 있고, 부족한 점도 쉽게 보완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시행착오가 줄어듭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좋은 이야기 전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